북·중·러 위협이 낳은 ‘동북아판 나토’ 한미일 공조 통해 성사 가능성 높아졌다

한미일 집단 안보동맹 강화, 동북아판 나토로 출범하나 中 경고 수위↑ “미국은 동북아 더 어지럽힐 것, 한국과 일본은 신중히 결정해야” 실체 드러나는 북·중·러 위협에 인태지역 집단안보 필요성 커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현지 시각)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첫 단독 개최되는 한·미·일 정상회의에 참여한다. 3국은 북핵·미사일, 우크라이나 전쟁, 사이버 안보 등의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며, 독립된 역내 정상급 회의체로의 출범도 긍정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마치 ‘쿼드(Quad)’나 ‘나토(NATO)’와 같은 안보 협력체를 구성하겠단 의도다.

인태지역 안보 위해 뭉친 한·미·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13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전하며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의 핵심 골격을 만들고, 이를 제도화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 역내 공동 위협에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를 위해 3국 정상회의를 비롯해 공동 군사훈련, 국가안보보좌관급 실무회의 등 역시 정례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미일은 경제안보를 위해 지난 7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제2차 경제안보대화를 개최하고 첨단 기술과 에너지 안보, 반도체·배터리·핵심광물 등 공급망 협력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김 1차장은 “우리 정부는 한미일 협력을 바탕으로 아세안, 태평양 개발도상국 등에 대한 3국 정책 조율을 강화하겠다”며 “인태 지역 다자 간 공조 체제가 나토, 유럽연합(EU) 등과 연계돼 글로벌 안보와 경제 현안에 힘 모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윤 대통령은 17일 출국해 20일 새벽 귀국하는 초유의 1박4일 일정을 소화하며 정상회의에만 전념한다. 정상회의 결과는 3국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될 예정이며, 이후 한미 정상회담, 한일 정상회담 등도 연쇄 개최될 전망이다.

제대로 건드린 중국 심기

지역전문가들은 한미일 공조가 북핵 위협에 맞서는 한국,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 군사력 강화 의도를 숨기지 않는 일본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실상 미국을 중심으로 모인 3국이 중국을 견제하는데 동의했단 얘기다. 이에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관영 환구시보와 글로벌 타임스는 공동사설을 통해 “이번 회의는 한·미·일 3국 간 군사협력 체제 구축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겉으로는 북한 위협에 대응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동북아에 나토식 3자 군사 동맹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히려 동북아 안정에 해를 끼치는 결과만 낳을 것이라는 경고도 더했다.

한국과 일본을 향한 직접적인 경고도 쏟아냈다. 환구시보는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는 동북아 지역을 새로운 역사적 갈림길로 내몰 것”이라며 “일본과 한국은 동북아의 안보와 번영에 깊이 연관 양국은 행동을 신중히 검토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한반도 전문가 뤼차오는 “중국을 봉쇄하기 위해 군사협력을 진전시키는 게 미국의 진정한 의도”라며 “이는 잠잠하던 동북아 안정과 평화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글로벌 타임스 역시 “미국이 전략적 목적을 위해 동맹국들을 결속하는 데 혈안이지만 그것은 한반도 긴장만 고조시킨다”며 “미국의 이익을 위해 중국과 대치해 봐야 일본과 한국 간 이견만 커지게 된다”고 전했다.

지난달 16일 한·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구축함이 동해 공해상에서 해상 미사일 방어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해군

껄끄러운 동북아 내 사정 < 가시적인 북·중·러의 위협

사실 동북아판 나토의 출범 가능성은 이미 여러 번 제기된 바 있다. 북한의 계속되는 위협과 날로 커져가는 중국의 힘에 맞설 최선의 대안인 이유에서다. 다만 중국이 계속해서 반중국 동맹을 시도하려는 국가에 경제적·군사적 보복을 감행한 탓에 번번이 실패했다. 독도를 둘러싼 한국과 일본의 분쟁,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일본과 대만의 분쟁 등 동북아시아 지역 내 갈등도 집단적인 대중국 노선을 확립하지 못하는 데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중국이 지속적으로 공격적인 정책을 고집하고, 북한·러시아 등의 위험 국가를 두둔하는 모습을 보이자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은 광범위한 동맹의 필요성을 상기했다. 이에 지난 2019년에는 미국 주도하에 ‘유엔사를 다국적군 통합군 체제로 바꾸는 의견’까지도 나왔다. 당시 주한미군은 군 홍보물의 일종인 ‘주한미군 2019 전략 다이제스트’를 통해 ‘군사작전이 필요한 경우 국제적 일원들을 결집하고, 사령부로의 다국적군 통합을 위한 기반 체제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을 전한 바 있다. 다국적군을 통해 집단안보를 굳건히 하겠단 의도다.

이는 최근 중국의 신장 위구르 핍박,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사건으로 인해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동북아시아 내 갈등보다 북중러의 가시적인 위협에 집단적으로 맞서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진 것이다. 미 싱크탱크 독일마셜재단 보니 글레이저 아시아프로그램 국장은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 정례화를 두고 가장 강력한 대중국 안보협의체로 부상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중국 인근에 위치한 한·일과 미국의 지속적인 방위협력 강화는 중국 안보 환경을 크게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을 두고 외신들까지 ‘동북아판 나토’의 출현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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